1. 양자 컴퓨팅

1.1 중첩과 얽힘

큐비트의 동작을 위해 중첩(superposition)과 얽힘(entanglement)이 필요하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먼저 중첩(superposition)이란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의 컴퓨터는 0 또는 1로 표현되지만 중첩을 통해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중첩과 관련해서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사고 실험이 있다. 처음 슈뢰딩거가 막스보른의 주장을 논파하기 위해 고안한 사고실험이었으나 오히려 역설적으로 양자역학을 가장 잘 설명한다.

양자 얽힘

얽힘(entanglement)은 단어 그대로 양자가 서로 얽혀있다는 것이다. 이 때 특징은 그 양자가 우주의 양 끝에 있어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연결이 되어 있고, 하나의 양자를 관측하는 순간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빛의 속도 보다 빠르게 상태 정보가 반대쪽 양자에게 전달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를 양자의 비국소성이라고 한다.

2. 큐비트 설계

큐비트를 설계하기 위한 여러 방식이 있다. 크게 5가지 방식으로 나뉘며 종류는 초전도 루프를 이용한 큐비트 설계 방식, 이온 덫을 이용한 방식, 실리콘 양자점을 이용한 방식, 위상학 큐빗을 이용한 방식, 다이아몬드 점결합을 이용한 방식이 있다.

2.1 초전도 루프

초전도 루프 방식은 온도가 낮을수록 저항이 낮아진다는 방식을 이용하는 것이다. 금이나 구리는 아무리 차가워지더라도 항상 일정 수준의 저항을 보인다. 하지만 수은의 경우 다른 양상을 띠는데 수은을 4.2K까지 냉각시키면 저항이 0이 된다. 즉 수은은 전기저항이 0인 물질인 초전도체 물질이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임계 온도에서 저항이 0이되는 알루미늄, 갈륨, 니오븀 등이 있고 이러한 초전도체성을 띠는 물질을 이용하는 방식이 초전도 루프 방식이다.

초전도체의 가장 좋은 장점은 전기 손실이 없기 때문에 폐쇄 루프 내의 전류가 이론적으로 영원히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초전도 링 위에서 전기를 수 년동안 흐르게 함으로써 실험적으로 입증된 바도 있다. 이러한 초전도 루프 방식의 또다른 장점은 오류 발생이 적다는 것이다. 약 99.4%의 논리 성공률을 보인다. 그리고 속도가 빠르고 기존의 재료 위에 구축이 가능하고, 2큐비트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얽힘 큐빗의 개수가 9개로 적절하다고 한다. 하지만 단점으로는 크게 2가지인데 첫 번째로는 수명이 0.000005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수명이란 상태 중첩이 유지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을 의미한다. 두 번째로는 -271'C에서 보관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초전도 루프 방식의 활용은 IBM 클라우드 플랫폼인 Q Experience에서 사용된다. 또한 구글 및 초전도체를 기반으로 실용 양자 컴퓨터의 제작을 목표로하는 벤처기업인 QCI도 이 방식을 채택한다.

2.2 이온 덫


이온 덫(ion trap)은 큐비트 내의 양자 상태를 제어하기 위한 기법이다. 이 방식은 초전도 루프 방식에 비해 얽힘을 저장하는 수명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 최대 1,000초까지 얽힘을 저장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성공률이 99.9%를 띠며, 2큐비트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얽힌 큐비트의 개수가 14개로 가장 많다. 하지만 단점으로는 속도가 느리고, 많은 레이저가 필요하다. 이 기술을 활용하여 양자 컴퓨터를 만드려고 하는 선두주자는 미국 메릴랜드의 아이온큐(IonQ)이다.

2.3 실리콘 양자점

실리콘 양자점을 이용한 방식은 인텔(Intel)이 주도하고 있다. 실리콘 양자점을 이용하면 기존 반도체 재료 위에 구축되기 때문에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고 수명이 0.03초로서 초전도 루프방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다. 하지만 단점으로는 2큐비트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얽힘 큐비트의 수가 2개로 적다는 것이다. 초전도 루프나 이온 덫에 비해 성공률이 낮지만 그럼에도 99%로 높은 편이다.

2.4 위상학 큐빗

위상 = 반복되는 파형의 한 주기에서 첫 시작 혹은 어느 한 순간의 위치를 말한다.


위상학 큐빗을 이용한 방식은 양자 컴퓨터의 특징인 높은 오류 발생률을 낮추는데 중점을 둔 방식이다. 오류는 양자역학이 본질적으로 확률적이기 때문에 큐비트 얽힘의 지속시간으로 나타낼 수 있다. 위상한 큐빗은 아니온(anyon)이라는 2차원 준입자를 사용한다. 이 입자들은 서로 지나가면서 3차원 시공간에 끈(braid)을 형성하며, 그리고 이 끈들이 컴퓨터를 구성하는 논리 게이트를 형성한다.

이 방식의 장점은 안정적이고 오류가 없다. (수명이 적용되지 않음) 하지만 단점으로는 현 시점에서 순수하게 이론적 논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실험으로는 현실에서도 절대 0도 근처의 낮은 온도와 강한 자기장에서 갈륨 비소로 만들어진 반도체를 사용하면 생성 가능할 것으로 확인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벨 연구소가 이 설계 방식을 사용한다.

2.5 다이아몬드 점결합

다이아몬드 점결합의 경우 다이아몬드 표면에 있는 점결합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 다이아몬드 점결합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272도까지 온도를 낮출 필요 없이 실온에서 동작한다는 것이다. 또한 10초간의 긴 수명을 갖고 있고, 99.2%의 높은 성공률을 띤다. 2큐비트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얽힘 큐비트의 수가 6개로 적당한 특징도 있다. 단점으로는 다이아몬드 표면의 약 2%에만 다이아몬드 점결합이 있다는 것이며, 얽힘을 만들기 어렵다는 점도 있다. 때문에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자빔을 다이아몬드에 발사해 더 많은 결함을 생성시키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결론적으로 이렇게 5가지 큐비트 설계 방식이 존재하며 현재까지는 초전도 루프 방식이 가장 앞서고 있다.

3. 트랜지스터와 양자 스케일


트랜지스터는 전자를 통과 혹은 차단하는 아주 작은 온오프 스위치다. 최근 트랜지스터는 크기가 14 나노미터로 분자크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인류는 이러한 트랜지스터를 이용해서 컴퓨터나 의료장비나 항공우주 H/W 등에 사용했고 인류사회에 많은 기술적 진보를 가져왔다. 하지만 이 트랜지스터의 한계는 물리 법칙의 한계와 맞닿아 있다. 특히 양자역학이라는 건너기 힘든 벽에 직면하고 있다. 단위 면적당 트랜지스터를 몇 개나 집적할 수 있느냐에 따라 집적도가 결정된다. 따라서 트랜지스터의 크기를 가능한 작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트랜지스터의 크기는 1970년대 10마이크로미터, 1980년 후반에 1마이크로미터, 1990년대 나노미터에 이르렀다. 2020년의 트랜지스터의 크기는 약 5나노미터이다. (물 분자 크기 = 약 0.275 나노미터) 하지만 이렇게 점점 작게 만들수록 양자스케일이 문제가 된다.

양자스케일이란 일종의 treshold(역치)로, 거시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고전역학의 효과와 미시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양자역학의 효과를 가르는 거리를 의미한다. 이 경계는 100nm 이하의 범위 또는 초저온에서 발생하는데 현재 이 트랜지스터를 작게 만들수록 이러한 양자스케일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양자스케일에서 일어나는 현상인 양자 터널링 현상이 있다.

3.1 전자 터널링/양자 터널링


양자 터널링이란 고전적 스케일에서 넘어갈 수 없는 장벽을 양자 스케일에서 입자가 통과하는 현상이다. 양자 터널링은 전자 터널링은 같은 의미이며, 이는 트랜지스터에 큰 문제를 야기한다.

만약 위치 에너지가 V인 장벽을 에너지가 E인 입자가 넘어가려 한다면 고전적인 에너지 보존 법칙에 의해서 E>V가 되어야 장벽을 통과할 수 있으나 양자역학에 따르면 E<V라도 장벽을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트랜지스터를 아무리 나노단위로 줄인다 하더라도 이러한 양자 터널링 현상 때문에 문제가 야기 된다.

4. 양자 컴퓨팅의 활용

양자 컴퓨터를 사용하면 여러 방면에 활용할 수 있다.

4.1 복잡한 시뮬레이션


지금의 고전 컴퓨터에서 무한히도 오래 걸릴 양자역학적 계를 양자 컴퓨터에서는 비교되지 않을 수준으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이런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것은 카오스적 현상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지금의 기상청은 날씨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소수점이 조금만 달라지더라도 예측값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여러 시뮬레이션을 통해 앙상블한 값을 기상 예보로 내고 있다. 만약 양자 컴퓨터를 사용하여 시뮬레이션 한다면 카오스에 숨겨진 역학을 통해 훨씬 더 높은 예측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4.2 분자 모델링과 신소재

양자 컴퓨터를 활용한다면 신약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수소 원자 2개와 베릴륨 원자 1개로 구성되는 베릴륨 수소와 물 분자를 모델링한 바가 있다. 분자 모델링은 양자 컴퓨터의 새로운 응용 분야이다. 분자 모델링은 초창기에 지나지 않지만 화학 및 제약 회사에게는 미래가 유망한 분야다. 분자 시뮬레이션은 양자 컴퓨팅의 킬러 앱이 될 가능성이 높다.

4.3 정교한 딥러닝

딥러닝에서 사용하는 일부 최적화 문제는 문제 해결에 요구되는 상호작용 변수들의 수가 너무 많아 기존 하드웨어로는 접근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예시로 단백질 폴딩이나 우주선 비행 시뮬레이션 등이 있다. 양자 컴퓨터는 확률적 경사 하강법(stochastic gradient descent)을 사용해 최적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한다. D-wave라는 캐나다 기업은 Stochastic gradient descent을 사용해 최적화 문제를 해결하도록 특별히 설계된 양자 컴퓨터를 판매중에 있으며, 방산 업체인 록히트 마틴과 구글을 고객으로 하고 있다.

5. 양자 어닐링

먼저 어닐링이란 열처리 방법을 의미한다. 기존의 어닐링 방법은 열 에너지가 위치에너지를 뛰어넘어야 하지만 양자 어닐링은 뛰어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양자 어닐링은 양자 컴퓨팅에 속하는 개념으로 제한적 양자 컴퓨팅이라 불리기도 한다. 양자 어닐링에서 사용되는 주요 개념 중 하나는 해밀토니안으로, 이는 모든 입자의 운동 에너지 및 양자역학계와 관련된 입자들의 위치 에너지 합계를 의미한다.

IBM Q와 같은 플랫폼은 큐빗 제어를 위해 논리게이트를 사용한다. 양자 어닐링 컴퓨터는 논리 게이트인 양자 게이트가 없기에 큐빗의 상태를 완전히 제어할 수 없다는 특징을 갖는다. 다만 단열 정리에 의해 큐빗의 동작을 예측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에너지 최소화 문제를 해결할 때 유용하다는 특징이 있다. 다르게 말하면 양자 어닐링을 통해, 탐색 공간이 국소적 최소값에 이산적인 조합 최적화 문제에 주로 사용된다. 이러한 특징을 이용하는 회사가 디웨이브이다. 디웨이브의 시스템들은 큐빗이 에너지 상태를 최소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이용한다.

참고로 양자 어닐링을 통한 컴퓨팅에서의 단점은 쇼어알고리즘을 실행시킬 수 없으며 이는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킨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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